(詩)전복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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글쓴이 : 마시마니 |
(詩)전복
당신의 삶은 참 단아합니다.
가벼운 껍데기 하나 달랑 덮어쓰고
평생 해초 하나만 먹어도 되니까요
깨끗한 바다에서만 사는 당신은
먼 옛날 귀족이었을까요
암초에 기대어 낮잠만 자도 귀한 분이죠
칼끝으로도 쉽게 도려내지 못할 당신,
삶을 그토록 단단히 움켜잡은 건
마지막까지 지키고 싶은 자존심이겠죠
당신의 삶은 죽어서도 찬란합니다
가슴에 품은 진주의 꿈
화려한 안방 자개로 다시 태어나죠
그런데, 사람들은 잘 모릅니다
더러는 껍데기가 굴레가 되었고
내장이 검푸르도록 속울음 삼킨 날들을
난, 다소 거친 등을 가진 당신이 좋습니다
몇 개의 주름과 구멍마저 없다면
사는 맛이 그다지 졸깃하진 않겠죠
(이병진 시인) (詩)시「전복」마시마니 문어&전복갈비찜전문점 본점에서~~